2026.02.18.
큰딸은 슬픈 마음을 추스르고 앞으로 살아갈 길을 준비하면서, 남편이 남기고 간 유품을 정리하는 것이 손에 잡히지 않나 보다. 곳곳에 흔적과 소중한 기억이 남아 있기에, 버려야 하는지 지니고 있어야 하는지 고민한다. 사별이든 이별이든 가족으로 함께 지낸 시간은 엄청난 무게가 있기에, 쉽게 정리하지 못하고 망설이게 되는 것 같다.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어느 국가나 민족이든 역사적 유물이 있다. 왕릉이 있듯이 위인이나 조상의 흔적을 보존하고 기념한다. 당연해 보이는 그런 문화가 신기하게도 성경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아브라함과 모세와 엘리야 등을 기념하는 물건을 갖고 있지 않다. 신약의 세례 요한이나 예수님이나 제자들의 흔적도 마찬가지다. 현대에 와서 관광상품으로 각색되었을 뿐이다.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라’는 제2계명은 하나님과 관련된 우리 신앙과 삶이 보이는 것에 제한되지 않도록, 어떤 물건에 특별한 무게를 두어 매이지 말고 오직 마음에만 간직하라는 뜻일 것이다. 사위가 쓰던 물건을 딸과 며칠간 정리하기로 했다. 금식하던 다윗이 아들이 죽자 마음을 새롭게 하고 음식을 먹고 일어섰듯이, 미련도 내려놓고 이제 앞으로 향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