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2.
동산 수풀에 숨은 아담에게 “네가 어디 있느냐” 물으셨던 하나님은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에게도 이렇게 물으신다. 모르셔서 묻는 질문이 아니다. 스스로 돌아보며 부끄러워하고 돌이키게 하시려는 것이다. 아담도 가인도 마음이 끌리는 대로 마음이 상한 대로 선택했다.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고, 알면서도 자기 기분과 생각과 판단에 충실한 것이다.
그것이 인류의 비극이고 우리의 비극이다. 선택의 이유는 늘 있겠지만, 사실 이유는 결코 밖에 있지 않다. 내 마음에서 비롯되는 이슈이다. ‘내가 원해서’ ‘내가 기분이 나빠서’ ‘이게 맞다’ 등 자기 소견을 따라서 세상을 살아간다. 소중한 인간관계에 금이 가고 끔찍한 상처를 주고받는 것도, 작금의 세계 곳곳에서 함부로 폭력을 사용하는 무서운 전쟁도 다르지 않다.
인간은 스스로 돌아볼 수 있을까? 불치병 같은 절망적인 상황이나 죽음을 앞둔 마지막 시간에 돌아보는 경향이 있다. 그제서야 부끄럽게도 잃어버렸던 관계를 찾고 회복을 갈망한다. 하늘의 심판대 앞에 서기 전에 좀더 일찍 돌아보면 안될까? 우리가 망가뜨린 관계는 원래 너무 소중한 관계였다. 적이 있다면 그는 원래 형제요 친구요 이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