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뉴시스】이병찬 기자 = 클로렐라가 농작물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을까.

충북 단양군이 화학비료 대신 클로렐라 원수(原水)를 농작물에 주고 생육을 관찰하는 '친환경 실증재배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군에 따르면 지난 4월 이 사업에 착수한 군 농업기술센터는 논, 고추밭, 과수원, 잡곡재배단지 등 20㏊의 농경지에 화학비료 대신 클로렐라 물을 살포하고 있다.

4000만원의 예산이 투자되는 이 사업을 통해 군은 클로렐라가 화학비료 대체 농자재로 활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활용여부 검증이 완료되면 친환경 농자재인 클로렐라 물을 농가에 적극 보급해 화학비료 사용자제를 유도하면서 단양 전지역을 친환경 농업단지로 육성한다는 것이 군의 계획이다.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등 식물성 영양성분이 풍부한 클로렐라는 여러가지 식품에 활용되고 있으며, 클로렐라가 배양된 물은 먹는 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아직 농작물 재배에 활용된 선례는 없다.

세포분열과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클로렐라의 성장 촉진인자(CGF)가 농작물 생육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군과 원수 생산업체인 단양클로렐라㈜의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단양군 대강면의 한 농가가 고추밭에 제초제를 잘못 살포해 고추가 시들어 가는 현상이 발생했으나 클로렐라 물을 두차례 뿌려 이달 초 되살려 낸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또 클로렐라 물이 살포된 사과 과수원도 작황이 개선되고 있다.

클로렐라 원수와 물을 1대 3 비율로 희석해 농작물에 살포되는데, 990㎡ 규모의 경작지에 한번 살포하는데 400㎏ 정도의 클로렐라 물이 투입된다.

기존 화학비료에 비해 아직은 비용이 비싸지만 상용화가 성사되면 친환경 농법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클로렐라 물이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다면 실질적인 친환경농업 구현이 가능해지고 단양지역 농업의 부가가치가 크게 제고될 것"이라면서 "실증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보급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단양클로렐라의 박성필 이사(47)는 "CGF를 갖고 있는 클로렐라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도와 성장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면서 "앞으로 대량생산체제를 구축, 화학비료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갖춰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