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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2026.03.16.

제자들은 예수님과 동행할 때, 주님이 그들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도 주님을 사랑한다고 믿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기에, 그만한 열정과 사랑을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우리라 자부했을 것이고, 자신들이 예수님을 저버린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다짐했듯이, 주님을 향한 사랑에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결국 모두 뒤로 물러서고 흩어지게 된 것은 고난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자신들의 기대가 수포로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실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열심히 따랐던 이유는 어떤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고, 스승을 떠나거나 배신하고 팔아 넘긴 것은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의 사랑에는 사적인 기대가 연결되어 있다.

사랑하던 대상에게 실망하여 화를 내고 상처를 주고받는 이유도 우리의 기대에 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기대가 없었을까? 당연히 주님의 마음과 뜻을 알고 동행하는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대를 조급하게 보려 하시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언젠가 그들을 변화시켜 새롭게 하시리라 믿으셨고, 그래서 변함없는 사랑으로 끝까지 사랑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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